강원도 정선은 첩첩한 산과 깊은 골짜기, 그리고 맑은 물로 상징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자연적 특성 속에서 살아가는 정선 사람들에게 ‘물’은 단순한 생명의 근원이 아닌, 정신적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정선의 아우라지에서 거행되는 ‘아우라지제’는 바로 그러한 물에 대한 경외와 공존의 정신을 담아낸 전통 제의다. 아우라지제는 ‘두 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곳’에서 치러지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진심 어린 소통의 장이다. 특히 물의 정령에게 제사를 올리는 이 풍습은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형태의 민속 제의로, 정선 고유의 지리적·신앙적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수많은 전통 제의들이 사라지거나 관광 콘텐츠로 변형되며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지만, 아우라지제는 여전히 공동체적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