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은 당연히 음력 1월 1일 아니야?"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주천리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설날, 바로 ‘4월 설’이 존재한다. 이 특별한 날은 단순한 가족 차례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함께 지내는 ‘지장보살제’라는 전통 제사다. 해마다 음력 4월 초파일(부처님오신날) 전후에 열리는 이 제사는 불교 신앙, 마을 제의, 조상 숭배가 한데 어우러진 진안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지장보살제는 단순한 불교 행사라고 보기엔 그 스케일이 다르다. 각 가정에서는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마을에서는 지장보살에게 공동 제사를 지낸다. 그 분위기와 의미가 설날과 흡사해서 진안 사람들은 이 날을 ‘4월 설’, ‘작은 설’이라고 부른다. 마을 어른들은 “이 날엔 조상님이 집에 오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