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산과 들, 그리고 마을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의식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충청북도 제천시에 위치한 ‘의림지(義林池)’에서 행해지는 ‘의림지 제례’는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다. 단순한 제사가 아니라, 조상과 자연, 특히 생명의 원천인 물에게 감사를 전하는 이 의식은, 우리 민족 고유의 세계관과 조화 정신을 진하게 반영하고 있다. 의림지는 그저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가 아니다. 이곳은 수천 년 전부터 제천 사람들의 삶을 지탱해 준 생명의 샘이었으며, 동시에 신성한 기운이 흐르는 장소로 여겨져 왔다. 그 물을 중심으로 농사를 짓고, 공동체가 형성되었으며, 고단한 삶 속에서도 조상은 자손에게 제례의 전통을 물려주었다. 바로 이곳에서 거행되는 ‘의림지 제례’는 인간이 자연을 단순히 이용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