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한국 사회에서 물은 단순한 자연 자원을 넘어 초월적이고 신성한 힘이 깃든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농경 중심의 생활을 기반으로 한 당시 사람들에게 물은 단지 농사의 수단이 아니라, 생존과 공동체의 유지 그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였습니다. 특히 물의 존재는 일정하지 않았으며, 가뭄과 홍수라는 형태로 자연의 불확실성과 위협을 상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같은 조건은 물에 대한 존경과 두려움이 결합된 신격화로 이어졌습니다.고대인들은 샘, 계곡, 폭포, 강줄기 등 물이 흐르거나 솟는 장소에 정령 혹은 수호신이 거주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박혁거세 신화에서 주목할 점은, 신라 시조가 등장한 장소가 단순한 숲이 아니라 ‘나정(蘿井)’, 즉 특별한 의미를 지닌 신성한 우물이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