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 민속신앙에서는 바다를 비롯한 물과 관련된 신들을 여성의 형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신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여성이 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살아온 사회적 배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자, 수확과 풍요를 결정하는 공간이며, 동시에 위험과 재난이 잠재된 세계입니다. 이런 이중적 속성은 여성의 이미지와도 닮아 있습니다. 특히 어촌과 해안 마을에서는 ‘바다할미’, ‘용할미’, ‘해신할망’ 등으로 불리는 여성 신들이 전통적으로 숭배되어 왔습니다. 이 신들은 대체로 자식과 마을을 지켜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인식되며, 실제로는 남성 신보다 친근하고 일상적인 힘을 가진 보호자로 여겨졌습니다. 여성들이 바다신과 직접적으로 교감하는 제사, 무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