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수신제는 마을 어귀에 있었는가?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마을 어귀에 제단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일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수신제(물의 신에게 바치는 제사)는 대부분 마을 입구, 혹은 중심 하천과 만나는 지점에 설치된 제단에서 올려졌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마을 사람들이 오가기 쉬운 장소를 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사터의 배치는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조선 후기의 풍수지리서인 『택리지』나 『지리신서』 등에는 “수구(水口)를 잡아야 기운이 안정된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수구란 바로 마을로 들어오는 물길의 입구, 즉 수맥의 통로이며, 풍수에서는 이 지점을 특별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수신제가 열렸던 장소가 이와 같은 수구 근처였다는 사실은, ..